가계(家系, Family Lineage):
한 집안의 계통을 뜻하는 이 말은 '저주'라는 말과 독점적으로 결합하여 "가계에 흐르는 저주론"이라는 담론으로 교회들에서 크게 유행했고, 지금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1. 조상신을 숭배해온 종교적 잔뿌리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 신도들의 심성과 구미를 자극하여 교회 의존도를 더 높이려는 전략 언어;
(예) "분명히 성경은 '이 모든 저주는 너희와 너희의 자손에게 영원토록 표적과 경고가 될 것이다'(신 28.46) 하셨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해요? 예, 이 밤이 맞도록 대적기도로 조상들의 죄를 끊고 물리쳐야....."
2. 신도들의 삶에서 벌어지는 인성적, 심리적, 사회적 악기능의 근원을 자세히 살피지 않고 한 마디로 정리해버리는 초규범 언어;
(예) "보자구요. 부정, 도박, 알코올중독, 약물의존, 가정폭력, 근친상간, 무당 등등, 어때요? 부모가 그랬으면 자녀들이 백발백중 반복하는 거예요. 이게 왜 그러죠? 그 가계에 저주가 끊기지 않고 그냥 흘러서......"
3. 개인과 공동체의 도덕적 책임과 의지에 물을 타는 강력한 희석제;
(예) "제가 사업에 자꾸 실패를 거듭하는 게 왜 그런가 보니까, 저의 증조부께서 양조장을 하셨다는 거예요....."(사업에는 마음이 없고 골프장만 출입한 사장) "제가 태어났을 때 할머니가 용하다는 무당에게서 부적을 받아서 제 배냇저고리에 넣고 꿰매서 제가 이렇게 자꾸 아픈 게......"(무리한 다이어트로 몸을 이미 상한 주부)
용어 바로잡기: 부모 세대가 끼치는 교육적 영향력과 저주를 혼동하면 안 된다. 이런 영향력은 우리의 약함을 탄식으로 기도하시는 성령님과 하나님의 말씀, 그리고 주변 믿는 이들의 지혜로운 조언과 도움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설령 그런 저주가 있더라도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사람이 되심으로써, 우리를 율법의 저주에서 속량해 주셨습니다"(갈 3.13)는 말씀대로 저주는 이미 끊어졌다. 말씀보다 경험과 현상을 우위에 올려놓아서는 안 된다. 이미 끊어졌는데 아직도 있다며 가계와 저주를 굳이 연결시키려는 사람들에게는 저주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