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ese Drama, "Doing Apologetics at Starbucks"
레제 드라마[1]
변증의 풍경: 신앙, 과학 그리고 인생“
등장인물
계시영: 대학생 선교운동단체 ‘예수전투단’ 간사, 삼얼교회 찬양 인도자
노빈신: 무신론자. 안티 기독교 인터넷 카페 ‘너나 잘 하세요’ 운영자, 900 토플학원 강사
주요나: 한식당 ‘얼씨구’ 부지배인. 자근교회 청년부 성경공부 조장
8월의 폭염 속 서울. 스타벅스 전 세계 매장 중 시간 당 매출액이 가장 높다는 광화문 스타벅스. 늦은 오후,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일로 바쁘고, 음악과 사람들의 목소리로4층 매장 전 층이 북적거린다. 이 스타벅스에 서서울의 한 외국어고등학교, 그리고 과는 다르지만 같은 대학을 졸업한 동기동창 세 사람이 만나기로 했다. 계시영과 주요나는 미리 약속 장소에 도착, 노빈신을 기다리고 있다.
주요나: 시영이 오랜만이다. 단기선교는 잘 다녀왔어? 이번엔 어디였지?
계시영: 너도. 주로 무슬렘 나라들이었지. 아, 이거. (시영이 요나에게 뭔가를 내민다. 작은 유리 캡슐이다).
주요나: 이게 뭐야?
계시영: 뜻 깊은 기념품이다. 빈신이는 보나마나 난리 할 테니 너한테만 주는 거다. 그래도 우린 신앙으로 통하잖아.
주요나: (유리 캡슐을 보자마자 의외라는 듯 놀라며) 이거 흙 아냐? 이게 뭐야? 이게 무슨 뜻 깊은 기념품이라는 거야?
계시영: 그게 보통 흙이 아냐. 너도 알다시피 우리가 이번에 아프가니스탄, 예멘,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다녀왔잖아. 그 흙은 말이지, (아주 자랑스럽다는 듯이) 무슬림들이 성지라고 여기는 곳에서 비밀리에 찬양기도 집회를 갖고 영적 승전의 기념으로 거기서 퍼온 흙이야. 말도 말아라. 처음에는 우리가 뭐 하는지 지켜만 보던 사람들이 나중엔 그게 예배인 줄 알고 생난리를 하더라니까. 종교경찰이 출동하고……. 간사님 몇 분이 잡혀가긴 했지만 대적기도로 다 물리쳤지. 제깟 것들이 별 수 있냐? 예수 이름으로 나가는데. 현지 공관에서도 처음에는 자제 해달라고 했지만, 뭐 공관장들이 다 장로들이고 안수집사들인데. 나중에는 수고했다면서 공관으로 불러서 돼지고기 수육 보쌈도 먹여주더라. 알잖아, 회교국가에서는 돼지고기 못 먹는 거. 하지만 공관에 들어오는 물품들은 외교용이라서 괜찮대.
주요나: (시영이 신나서 말하는 동안 점점 인상이 찌푸려진다) 아이구, 이슬람 사원에 십자가 걸고 돼지 피 뿌린다는 신문 기사가 바로 널 두고 하는 말이었구나![2] 꼭 그래야겠니? 난 어째 네가 하는 일들이 너무 무례하고 위험해 보이고, 그래서 탐탁지가 않아.
계시영: (곧 눈살을 치켜 뜨고) 넌 예수 믿는다는 애가 어째……. 고등학교 때는 안 그러더니. 그래서 네가 대학전공을 잘못 택한 거야. 철학이 뭐니, 철학이! 네가 초등학문으로 돌아가서 그런 거야.[3] 너, 빨리 회복하고 하나님께 쓰임 받아야 해. 식당 매니저나 하고 있으면 안 되지. 주요나 하면 우리 고등학교 시절 학내 유일의 기독교 서클 리더였잖아. 아, 생각난다. 네가 진화론 믿는 선생님들 줄줄이 쓰러뜨리던 그 전설 같은 시절!
주요나: (얼굴이 붉어지면서) 넌 별 걸 다 기억하고 있구나. 너 알다시피 난 대학 졸업 이후 생각이 많이 변했어. 그때 진지하기는 했지만 여러 가지로 부끄러워.
계시영: 아니 뭐가 부끄럽다는 거야? 내가 못마땅한 게 그거야. 한마디로 네가 자유주의 신학에 물들어서 그런 거지. 그래서 그런 서클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거야. 넌 완전히 좌경화 됐어.
(이때 노빈신이 화가 났는지 인상을 쓰며 들어온다.)
노빈신: 에이, 무식한 개독교 놈들! 도무지 상대를 못하겠어. 말이 통해야 말이지.
(계시영과 주요나가 동시에 말한다.)
계시영/주요나: 무슨 일인데 인사도 못할 정도로 화가 난 거야?
노빈신: 너희 개독들, 오늘 잘 만났다. 내 얘기 좀 들어봐라.
주요나: 무슨 얘긴지는 모르겠지만, 커피라도 한 잔 하면서 해라. (지갑에서 스타벅스 카드를 꺼낸다. 노빈신을 보면) 뭐 마실래?
노빈신: 네가 사려고? 그럼 Iced Caramel Latte, Venti!
(주요나는 주문대로 가고 노빈신과 계시영이 뭔가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 주요나가 주문한 커피를 받아 들고 자리로 돌아온다.)
노빈신: (주요나의 손에서 커피를 받아 들고) 야, 카라멜을 듬뿍 뿌려왔어야지. 내가 카라멜을 좋아한다는 거 몰랐어?
계시영: (입을 삐죽이며) 얻어먹는 주제에…… 야, 너는 입만 열면 개독교 운운하면서 만날 개독교인들한테 얻어먹냐?
주요나: 시영아, 넌 친구한테 무슨 말이 그래? 빈신이가 밥을 사는 적도 많았는데….
계시영: 밥을 샀다고? 언제? 너희 둘만 나 몰래 먹었니?
주요나: 그게 뭐가 중요해. 형편 되는 대로 서로 사주고 얻어 먹고 그러면 되는 거지. 친구끼리 뭘 그런 걸 따지냐? 괜한 걸로 시비하네. (빈신을 바라보며) 그나저나 개독교가 또 뭘 어쨌는데 그래?
노빈신: 야 너희 개독교들, 내 말 좀 들어봐라. 너희 만나려고 내가 좀 일찍 나섰거든. 근데 전철 타고 오는데 말이야 왠 거지 같은 개독이 하나 타더니만 게거품을 물고 차 안에서 떠들기 시작하는 거야. 이 개독은 어서 주어 들었는지 “진화론은 과학이 아니라 가설에 불과합니다, 진화론이 우리 영혼을 노략질 해서 과학이라는 새로운 종교에 팔아먹고 있습니다”라고 떠드는 거야.
계시영: (말 허리를 자르며) 뭐 정확하게 파악했네. 그게 뭐가 어때서?
노빈신: 뭐 어때서? 그게 말이 돼? 무엇보다, 지하철은 공공장소야. 주택 한 가운데 교회를 지을 수 없듯이, 지하철과 같은 공공장소에서는 포교, 상업활동, 선전 같은 걸 하면 안 된다고.
계시영: 공공장소에서 포교는 안 되고, 장로 대통령의 정책이 마음에 안 들면 걸핏하면 촛불 들고 거리로 뛰쳐나와서 정치적인 구호 외쳐대는 것은 되냐? 이건 완전히 편의주의야. 이래서 기독교가 힘을 키워야 하는 거야. 저런 논리가 설 자리가 없도록 밀어붙여야 하는 건대. 쯧쯧.
노빈신: 그래. 오늘은 시영이가 본색을 일찍 드러내주니 고마울 다름이다. 그리고 그 솔직함과 대담함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너 하는 말을 듣고 있잖아, 그럼 회교근본주의자들을 보는 거 같아.
계시영: 뭐라고? (이 대목에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발끈한다.) 너, 아무리 친구라지만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는 거야. 내가 왜 회교근본주의자야? 난 정통 기독교 보수신앙의 소유자야!
노빈신: 내가 언제 네가 회교도랐어? 너의 어떤 모습이 회교원리주의자들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지!
계시영: 그 말이 그 말 아냐?
(참지 못하겠다는 듯 주요나가 끼어든다.)
주요나: 야, 너흰 어떻게 만나면 으르렁거리냐? 불가사의하다. 먹는 얘기, 직장 얘기, 앞으로 결혼할 얘기, 아니 심지어는 응원하는 축구팀 얘기 할 때만 해도 ‘우린 잘 맞아’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꼭 ‘종교’ 얘기만 나오면 죽일 듯 달려드냐?
계시영: 종교? 요나 너, 지금 종교라고 했냐? 너한테는 이 죽고 사는 진리의 문제가 고작 종교로밖엔 안 들리냐? 그러고도 네가 목사 아들이야? 아니, 너 교회에서 성경공부 인도하는 조장이지? 네가 인도하는 성경공부 조원들이 불쌍하다, 야! 내가 이 말, 오래 전부터 너한테 한 번은 하려고 했어.
주요나: 여기서 목사 아들이 왜 나오냐? 그리고, 기독교가 종교 아니냐?
계시영: 기독교는 종교가 아냐. 기독교는… (이때 노빈신이 말을 가로챈다.)
노빈신: 뒷말은 내가 해줄게. 시영이한테 하도 많이 들어서 외운다.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라, 살아계시고 참 되신 하나님과 맺는 인격적이고 실제적인 관계”라고 말하고 싶은 거지?
계시영: (약간 겸연쩍어 하며, 그러나 곧 전의를 불태우는 듯) 말은 잘 하네. 근데 넌 왜 안 믿냐?
노빈신: 개독들이 하는 짓 봐라. 말은 반드르 하게 하면서 뒤에서는 호박씨 까잖냐. 인격적인 절대자와 관계를 맺은 인간들이 교횟돈 빼돌리고, 자기 무시한다고 목사가 부인을 죽여서 벽에 묻어놓고 그러냐?[4] 역사적으로 봐도 개독들은 진보라든가 박애라든가 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들에 항상 반동하고 역행해왔다고.[5]
계시영: 불교도들은 호박씨 안 까고?
노빈신: 다른 종교들의 폐해도 만만찮지만, 개독들이 최고 심하다. 인정해라. 위로 대통령으로 아래로 동네 교회 목사까지 죄다 사기꾼들이다. 내가 볼 때는 일종의 신경쇠약 증세야. 기독교를 믿는다는 건 말이지.
주요나: 기독교 신앙이 신경증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니?
계시영: 설명은 무슨 놈의 설명. 저런 이론들은 그냥 까뭉개줘야 해.
주요나: 시영이 좀 가만히 있어봐. 말을 못 하게 하면 어떻게?
(시영, 입을 삐죽이지만 요나가 워낙 단호한 어투로 말해서인지 하려던 말을 거둔다.)
노빈신: 요나, 고맙다. 너희 두 사람은 같은 기독교인이라 하는데 생각도, 행동도 참 다르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너희가 진리라고 믿는 많은 것들 말이야. 사실은 죄다 과학의 법칙에 어긋나잖아. 어긋나는데도 억지로 믿고 있는 거, 이게 신경증 아니면 뭐야?
계시영: 완전히 미쳤구나. 기독교가 신경증이라고 말한 게 니체지?[6] 니체가 그 말하고 정작 본인은 정신병원에서 비참하게 죽은 거는 알고 있냐?
주요나: 그 말은 지나친 거 같아. 그런 말을 안 해도 정신병원에 가는 사람도 있으니까 말이지.
계시영: 아니, 니체가 분명히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사촌 여동생 앞에서 눈물 흘리면서 죽었는데도?
주요나: 그건, 시영이 네가 그렇게 보고 싶으니까 그 둘을 연결시키는 것뿐이라고 봐.
노빈신: 이것 봐라. 또 두 사람이 달라지는구나. 나랑 시영이가 다른 것보다, 시영이랑 요나가 더 다른 거 같아. 안 그래?
주요나: 그건 그렇고, 빈신아. 기독교가 어떤 면에서 과학법칙에 위배 되니?
노빈신: 어떤 면에서냐고? 위배되지 않는 면이 어떤 거냐고 묻는 게 빠르지 않을까?
주요나: 편한 대로 말해봐.
노빈신: 기독교는 근본 전제 자체가 과학적인 모순이야. 너희가 말하는 인간과 우주의 기원만 봐도 그래. 너희가 우주 창조의 기원을 보여준다는 창세기 1-3장은, 나쁘게 보면 종교 사기고 아무리 좋게 봐도 고대 근동 유목민들의 신화적 세계관에 입각한 창조 설화일 뿐이야. 단군신화를 ‘믿는’ 사람은 없지. 그걸 믿는다면 그건 정신병이니깐. 근데 너희 개독들은 신화를 ‘믿’잖아. 이게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계시영: 기도 안 차네. 사기? 신화?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 기사는 그 하나 하나가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증명되고 있어. 넌 인터넷도 안 하니? http://www.icr.org/에 들어가봐.
노빈신: (혼잣말로) 뭘 먹으면 시영이처럼 사고가 폐쇄되고 경직될 수 있을까? (시영이를 바라보며) 야, 그게 어떻게 과학적인 논의냐? 너희 개독들의 생떼지! 너희 개독들은 어쩜 그렇게 무지하냐?
계시영: 과학적인 논의? 사람이 원숭이한테서 나왔다는 말은 퍽이나 과학적이고? 그럼 왜 지금까지 진화론자들이 사람과 원숭이 사이를 잇는 화석증거들을 못 찾아내고 있냐? 그래, 네가 그리도 좋아하는 과학으로 말해보자고. 제2 열역학법칙에 의하면 절대로 저등한 것이 우연하게는 고등한 것으로 발전을 못해. 그런데 어떻게 너희는 아메바 같은 게 진화해서 인간 같은 고등한 존재가 됐다고 우기는 거냐, 과학의 이름으로? 인쇄소에서 가스통이 터졌는데, 웹스터 사전(Webster Dictionary of English)이 나왔다고 생떼 쓰는 거나 뭐가 다르냐?
노빈신: 역시 선교단체 간사님다운 말씀만 골라하시는군. 너희가 그런 식으로 젊은애들 교육을 시키니까, 가지 말라는데 아프가니스탄 들어가서 국가적인 말썽 일으키고 하는 거야. 너는 아는 게 열역학 법칙밖에 없지? 그럼 너는 침팬지와 사람의 유전자 구조가 많게는 98퍼센트가 같고, 초파리와도 70퍼센트 같다는 점은 어떻게 설명할래? 너희는 인간이 우주의 중심인 양, 창조계의 챔피언인 양 말하잖아. 뭐, 영혼 어쩌구 하면서. 아니, 야훼를 닮았다는 영혼이 어째 침팬지랑 유전자 구조가 98퍼센트까지 같으셔? 아항, 너희 야훼가 그럼 챔팬지셔? “혹성탈출”[7]에 나오는 침팬지 대왕?
(목청을 높일 듯한 기세의 계시영을 눈짓으로 막고, 주요나가 말한다.)
주요나: 이 주제라면 나도 할 말이 좀 있어. 내가 최근에 책을 한 권 읽고 충격을 받았어. Francis Collins 가 쓴 The Language of God이라는 책이야.[8] 콜린스는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과학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지. 인간지놈 프로젝트(HGP)의 수석연구원으로도 널리 알려 있어. 2000년 빌 클린튼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이 프로젝트의 1차 완결에 즈음해 기자회견을 할 때, 그 발표문의 초안 일부를 작성하고, 발표 당시 그 자신 역시 중대한 발언을 했던, 그야말로 역사적인 과학자지. 이 사람은 무신론자였는데 인간지놈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기독교로 회심했어.
계시영: (의기양양해하며) 거봐라. 진짜 과학, 바른 과학을 하면 결국에는 다 신앙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고! 창조과학자들이 그 대표지.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과학적 업적을 쌓은 과학자들이 과학을 더 연구하면 할수록 성경 말씀을 문자 그대로 믿게 되는 거지. 할렐루야!
주요나: 시영이한테 미안해서 어쩌냐. 그런데 콜린스는 창조과학이나 지적설계론 모두를 부정해. (경악스러워하는 시영이의 얼굴을 재빨리 살핀 후 말을 이어간다.) 그대신 자신은 유신론적 진화론(theistic evolution) 혹은 진화적 창조(evolutionary creation)를 지지한다고 해. 아니 이 두 말보다는 바이오로고스(BioLogos)라는 말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9]
계시영: (억지로 호기를 부리는 듯한 태도로) 아, 그 사람! 나도 인터넷에서 봤어. 뭐 그런 과학자들의 입장이야 뻔하지. 한마디로 혼합주의(syncretism) 아냐!
주요나: 넌 참 네 마음대로 레이블을 막 갖다 붙이는구나. 혹시, 혼합주의가 뭔지 알고나 하는 말이야?
계시영: 나 무시하냐? 나 이래 봐도 선교단체 간사야. 우리 “예수전투단” 간사 정도 되려면 선교회 내에서 자체 개발한 커리큘럼에 따라 정규신학교에 맞먹는 신학교육을 받는다고.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잇는다) 기독교 신앙과 타 종교 혹은 다른 이념들을 마구잡이로 편의대로 섞는 것이 혼합주의지.
노빈신: 난 콜린스는 모르지만, 시영이 니네 그 선교단체가 혼합주이다. 내가 보기엔.
계시영: 참을 수 없는 모독인 걸. 우리 “예수전투단”이 혼합주의라니? 역사와 전통, 깨끗한 영성과 헌신을 자랑하는 우리를 보고 혼합주의라니? 수많은 신자들이 우리 단체를 통해서 신앙의 근본을 정립하고, 자신의 뿌리 깊은 문제를 치유하지. 이런 일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과 소명을 다시 찾고 있어.
노빈신: 말 잘했다. 내가 볼 때 너네 단체는 일차적으로 전투의 대상을 혼동하고 있는 것 같아. 너희 주장대로라면 너희는 안 믿는 사람들과의 전투, 즉 전도에 열을 올려야 하는데, 이미 믿고 교회에 속한 사람들과 전투를 하잖아. 내 말이 틀려?
계시영: 불신자건 기존 신자건 무슨 상관이야. (빈신을 바라보면서) 예수를 안 믿으나, (이번엔 요나에게 눈길을 주면서) 잘못 믿고 있으나 그게 그거지.
주요나: (목을 손칼로 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약간 능청스럽게) 아, 오늘도 시영이의 전투 칼날에 자유주의자 주요나의 목이 날아가는구나. 뎅강!
노빈신: 시영이 널 두고 ‘등잔 밑이 뜨겁다’고 하는 거다. 그 선교단체가 왜 혼합주의냐 하면, 근본주의 신앙에, 오순절적인 은사주의에, 기초적인 상담학에, 경영학적인 조직론, 그리고 군사적인 대결의식 고취 등등 몇 가지 이질적인 요소들을 죄다 끌어 모아다가 신학적인 잡탕찌개를 끓이고 있기 때문이지. 너, ‘네가 뭘 알아?’ 이런 말은 하지 말아라. 내가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의 안티 기독교 카페를 이끄는 사람이다. 네가 신학 공부했다면 나도 너 비판할 수 있을 정도로 신학 독학했다.
주요나: 나도 빈신이 말에 일부 동의해. 내 주변에도 “예수전투단”에 너만큼 몰입한 사람들이 있는데, 선량한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성서를 신중하고 깊이 있게 인간과 역사에 연결시키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들어. 뭐랄까, primitivism(원시주의)이라는 인상을 짙게 받아. 단순하고 명쾌한 성서신앙! 참 좋은 구호지. 하지만 신앙이 무조건 우리에게 두부 자르듯 하는 단순함과 단호함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거든. 저런 태도를 신앙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는 있겠지만, 신앙 하는 내내 저런 태도만을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봐. 단순함에의 집착과 성숙으로 나아가는 여정은 분명히 다른 거거든. 그리고 “예수전투단”이 입만 열면 “하나님의 말씀만으로!”라고 외치면서, 정작 사역의 방법론에서는 시대에 유행하는 이론, 접근법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는 면에서도 마음을 주기 힘든 것 같아.
계시영: (신경질적으로) 뭘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는 거야? 우리 “예수전투단”이?
노빈신: 시영아, 넌 예수를 믿는 거냐, 아니면 “예수전투단”을 믿는 거냐? 아니, 예수도 비평하는 마당에 사람들이 만든 조직을 비판 못할 이유가 어디 있냐? “예수전투단”이 신앙의 대상이냐? 너는 꼭 마리아, 교황 떠받드는 가톨릭교도 같다. 안 그래, 요나야?
주요나: (빈신의 말에는 대꾸 않는다. 시영을 바라보며) 예를 들어볼게. “예수전투단”에서 ‘내적치유’라는 걸 무척 강조하지? (‘맞아’라는 시영의 불안한 대답을 듣고 나서) 내가 볼 때 ‘내적치유’는 그다지 성경적인 개념도 아니고 성숙한 신앙으로 나가는 필수적인 코스도 아닌 것 같아. 게다가 너희가 말하는 내적치유는 과거의 상처에 대한 다분히 감정적인 배설로 보이기도 해. 내 주변에는 “예수전투단”을 만난 이후로 주구장창 ‘내적치유’만 하는 사람도 있어. 그리고 모든 일들을 다 어린 시절의 상처로 설명하려고 하고, 현실적인 책임을 회피하기도 하지. 내 귀엔 때로 “나, 어릴 때 상처를 받아서 그래. 어쩔래?” 이렇게 들려. 이건 치유가 아니라 정신적인 퇴행이라고 봐,[10] 난.
계시영: 막 가자는 거구나. 목사 아들, 고교 신앙클럽 회장, 학생신앙운동 전국 대표를 지낸 네가 ‘내적치유’를 감정의 배설, 정신적 퇴행이라고 말하다니.
주요나: 더 놀라게 해줄까? 너희가 예언적 중보기도 한다면서 사람 세워놓고 안수하고, 주위를 빙빙 돌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보면 굿하는 것 같아. 인디언 주술행위 같아 보이기도 하고. 만약 기독교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려 깊은 구도자가 저런 모습을 보면, 도저히 교회에 못 나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더 중요한 건 말이야, 그래서 한다는 ‘예언’이 전부 사적인 것들이야. “형제님, 일반 시리얼을 먹지 마시고요, 올개닉으로 드세요. 주님께서 형제님께 전하라며 제게 말씀하셨어요.” 뭐 이런 식이지.
계시영: 누가 그런 말을 해? 네가 직접 들었어?
주요나: 멀리 갈 것도 없어. 당장 너만 봐도 그래. 내가 한국전통 요리의 퓨전화에 일생을 걸어보겠다고 하자 네가 뭐라 그랬어? “한식은 근본적으로 동양철학의 음양오행설에 입각해서 음식의 조리 방법, 색깔, 그릇 세팅까지 결정한다. [11]영적으로 볼 때 이교주의(heathenism)다.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신다”라고 했지. 기억 안 나?
계시영: (조금 찔리는 기색이다. 그러나 곧 받아친다) 그게 뭐가 어쨌다는 거야?
주요나: 어쨌다니.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장로 대통령, 권사 영부인께서 지금 한식 세계화의 선봉이시잖아. 그럼 대통령과 영부인이 이교적인 동양철학 전파자냐?
계시영: 완전히 맛이 갔구나! “집안에서 원수가 나올 것이다”[12]는 말씀이 과연 옳구나. 오 주여, 용서하소서. (시영, 잠시 눈을 감고 뭐라고 중얼거리는 동안 빈신이 끼어든다.)
노빈신: 통쾌하다. 그건 그렇고, 그 ‘프랑스 콜링’인가 뭔가 하는 사람 얘기 좀 더 해봐. 그 사람이 말하는 유신론적 진화론은 뭐야? 진화론이면 진화론이지, ‘유신론적’ 이건 또 왜 붙인 거야?
주요나: (눈을 감고 손을 펴 요나에게로 향한 채 입술을 달싹거리는 시영이 신경 쓰이지만 말을 이어간다) 프랑스 콜링이 아니라, 프랜시스 콜린스. 사실 이 책은 시영이만큼이나 빈신이 너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야. 왜냐하면 콜린스는 창조과학이나 지적설계만큼이나 불가지론이나 무신론에 대해서도 높은 강도로 비판하기 때문이지.
노빈신: (이맛살을 찌푸리며) 비판?
주요나: 응. 콜린스는 네가 신처럼 떠받드는 리차드 도킨스와 토론을 하면서, 신은 과학이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우주의 특성들에 대한 해답을 주고, 또 신 자신은 우주보다 크기 때문에 설명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아니라며 도킨스를 밀어붙였어.[13]
노빈신: 이거 봐라. 개독들은 조금만 곤란하면 답을 얼버무려요. 너희는 항상 그런 식으로 설명해야 할 책임을 유기하고 있어. 이미 ‘알려진 사실’을 놓고 말하기보다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을 상정하고 거기에 집착하지.
주요나: 일부는 인정해. 하지만 빈신이 네가 질문의 종류를 이해 못한 탓도 있다고 봐. 중학교에서 배운 영문법 기억나니? 어떤 질문은 yes, no로 대답할 수 있지만 yes, no로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도 있어.
노빈신: 좋아. 과학이 해명 못하는 질문에는 어떤 것들이 있다는 거야?
주요나: 먼저 물어볼게. 너는 우리가 자연계를 넘어서는 어떤 것에 관해서는 일체 토론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런 토론에는 타당성도 신뢰성도 없다는 거야?
노빈신: 어떤 주제인지 더 구체적으로 말해봐.
주요나: 많잖아. “나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될까?” 등등….
노빈신: 안 된다는 건 아니지만, 저런 것들은 너무나 주관적이어서 이 땅에 존재하는 사람만큼 그 답도 많다는 게 문제야. 따라서 과학적인 탐구나 논의로서의 가치는 없지.
주요나: 주관적이면 가치가 없다? 정말 그럴까? 유치한 비유 하나 들어볼게. 내가 하루는 Cal Tech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갔어. 오후 1시쯤 된 시간이었는데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학생들로 바글바글 했어. 왜 세계 최고의 과학 수재들이 고작 커피 향기와 풍미, 그리고 스타벅스라는 일종의 문화공간에 그토록 주관적으로 집착하는 것일까? 커피의 화학구조는 다 똑같을 텐데. 과학도들조차 보이는 이런 모습은, 인생, 아니 우주 전체가 어떤 주관성을 일부라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면 아닐까?
노빈신: 그래서, 키어케골 식으로 또 비약하자는 거야? 존재, 지식, 체계에 우선하는 실존의 가치가 있으니 그리로 점프하자, 뭐 그런 소리야?[14]
주요나: 그런 뜻은 아냐. 다만 만약 인간 실존과 가치에 관한 질문들의 적합성(appropriateness)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 삶은 비참할 정도로 가난하게 될 거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그리고 이런 면에 열려 있지 않으면 아무리 자연계를 샅샅이 탐색한다 해도 신의 존재 가능성은 제로가 될 거라고도 말하고 싶고. 왜냐하면 자연 안에는 신 존재 입증을 위한 증명 토대가 없으니까.[15]
노빈신: 요나 너 혹시 가벼운 치매 증세 있냐? 왜 왔다 갔다 해? 네 말처럼 인간이 살고 있는, 아니 인간도 그 일부인 자연에는 신의 존재 따위를 입증할 만한 토대가 없어. 입증할 필요도 없고. 신의 존재를 언급한다든지 입증하려는 모든 시도는 콩트(Auguste Comte)의 말을 빌리면 ‘신학(화)적 단계’에 머물고 있는 지식의 특징일 뿐이야.[16] 더 쉽게 말해서, 천둥번개 치면 동굴에 숨던 시대의 정신적/정서적 유물일 뿐이라고.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고 이유도 없어졌어. 이제 인간은 신 없이 당당히 자기 발로 우주 안에 서야 해. 이것이 인간됨의 의미이고 목적이야.
계시영: (아까부터 대화에 다시 끼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빈신이, 너 “목적이 이끄는 삶”이란 책 읽어봤어? 네가 인간의 의미와 목적이라고 하니까, 내가 권해주는 거다. 안 읽었으면 꼭 읽어봐라. 전 세계적으로 2천 만 부 이상 팔린 책이야.
(그러나 빈신과 요나 두 사람 모두 대꾸도 않는다)
주요나: 나는 치매라고 치자. 그런 너는 왜 네 자신의 전제에 빠져 있냐? 빠져 있는 정도가 아니라 너야말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어.
노빈신: 전제라니? 나는 초지일관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서 출발하고 거기로 귀결하자고 주장한다.
주요나: 그건 네 착각이야. 너는 ‘과학적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신론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강력한 전제를 내세우고 있어.
노빈신: 그건, 자연에는 신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자명하게 증명된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거야. 너희가 자꾸 신앙 운운하는 것은, 사실 증거가 없다는 말을 에둘러 한 것일 뿐이라고.[17]
주요나: 자명하게 증명된 사실? 누가 그걸 증명했는데? 설마 과학이라고 대답하려고는 않겠지?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역사’[18]를 읽어봤다면 말이야. 자명하게 입증된 사실 운운하는 것은, 과학적이라기보다는 교조적인 무신론 원리주의(dogmatic atheistic fundamentalism)일 뿐이야.[19] 이런 태도는 아직 정언적으로 판단 내리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서도 판단하는 일종의 지성 살해라고 봐.
노빈신: 좀 배웠다는 개독들이 이래서 마음에 더 안 들어요. 이미 과학으로 우주의 기원, 생명의 발생, 뇌의 정신적 작용 등에 관해 너희 개독들이 지난 수 천 년 간 독점해온 형이상학적인 설명이 얼마나 유치한 것인가를 명백하게 밝혔는데도, 아직도 인정을 안 하지. 이미 폐허가 된 종교적 게토(ghetto)에 칩거하면서, 아직도 덜 깬 사람들,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길 겁내는 사람들 몇몇을 꼬셔서 종교적 착취를 지속해보려고 몸부림을 하고 있는 거지. 불쌍하다, 불쌍해!
주요나: 빅뱅 우주론, 진화론, 뇌신경학, 임상심리학…… 너는 내가 저런 과학과 과학의 발견을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고 섭섭해하는 것 같은데, 그건 네 오해야. 너랑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너는 저런 발견들이 성서와 완전 배치되기 때문에 기독교 신앙 자체가 용도폐기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야. 기독교 신앙은 저런 과학의 성과와 완전 일치하지도 않지만, 저것들과 정반대의 대립각을 세우고 등을 돌려야 할 이유도 없어.
계시영: 요나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랴 사람을 기쁘게 하랴”[20]는 말씀도 있잖니. 사람과 시대가 기독교를 이해 못한다고 해서 자꾸 절충을 시도하는 것은 결국 절충주의를 만들고, 이 절충주의가 결국은 혼합주의를 부르고, 혼합주의 다음에는 지독한 회의론과 종교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만 남을 뿐이야. 절충해선 안 된다고. 아무렴! 좋은 예로 미국 개신교의 역사를 봐라. 성서에 대한 고등비평, 진화론, 동성연애, 낙태 등에 관해서 약간 관용하는 태도를 보이니까, 그 다음에는 그야말로 세속주의와 회의주의의 해일(tsunami)이 교회를 덮쳤잖아. 그 결과가 뭐냐? 특히 주류 교단 교회들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밖엔 안 남았다.
주요나: 어떤 할머니, 할아버지가 남았느냐가 중요하지. 그리고 절충이란, 네 말마따나 대립하는 두 세계관이나 가치를 절반씩 취하는 것이지. 하지만 나는 신앙과 과학을 절충하지 않아.
계시영: 그럼, 신앙은 신앙의 영역에만 머물고, 과학은 과학대로 인간을 이롭게 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인식론적인 실용주의를 주장하는 거야? 어떻게 이런 태도가 가능해? 우린, “모든 이름에 뛰어나신” 예수를 믿고, 예수님을 향해 “높아진 모든 이론들을 쳐 부셔야”[21] 하는 사명을 띠고 있어.
노빈신: 야, 오랜만에 시영이가 옳은 말 하는구나. 이점에서 나도 시영이를 지지한다. 단지 반대 방향에서. 절충할 필요 없어. 게임은 이미 끝난 거라고. 모든 종교는 신경증이고 착취야. 권력과 통제의 다른 이름일 뿐이지. 종교를 없앰으로써 우리는 좀 더 인간다운 삶, 인간의 운명과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살 수 있어.
주요나: 먼저 신앙과 과학에 관한 콜린스의 입장을 밝힐 게. 나도 그분의 생각에 크게 동의하기 때문이야. 콜린스는 네 가지 형태의 신앙과 과학 사이의 모델을 이야기 한다. 첫째, 무신론이나 불가지론. 둘째, 창조과학. 셋째, 지적설계. 넷째, 바이오로고스. 다른 말로는 유신론적 진화론 혹은 진화론적 창조. 콜린스는 이 네 가지 모델들을 아주 간단 명쾌한 말로 규정해. 무신론이나 불가지론은 과학이 신앙을 짓밟아버린 것이라고 해. 창조과학은 신앙의 이름으로 과학을 말살한 케이스고. 지적설계는 과학이 뜬금없이 신앙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마지막으로 바이오로고스는 신앙과 과학이 조화를 이루는 모델이라고 하지.
노빈신: 바이오로고스라, 내 귀엔 Christian Science 집단의 주장처럼 들리는 걸?
주요나: 그렇지 않아. Christian Science 계열의 사람들은 성서의 야훼가 우주인이라든지, 그래서 우리가 초월적 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을 통해서 그 신과 교류를 한다, 혹은 유전공학의 기술을 활용하여 영구히 자가복제를 하는 것이 영생이다[22] 등등의 만화 같은 주장을 늘어놓지. 이런 해석은 과학계에서도 기독교계에서도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는 것을 교회사가 증명하지. 다른 말로, 신앙과 과학이 동반자살한 최악의 경우라고 보면 되겠어.
계시영: 그게 바이오로고스와는 뭐가 달라?
주요나: 맥그라스(Alister MaGrath)[23]도 그렇지만 콜린스 역시 유신론적 신앙은 반드시 과학과 충돌해야 한다는 전제에 대담하게 반기를 들어. 우주와 인간생명 기원 문제만 해도 그렇다는 거지. 성서가 하나님이 ‘말씀’으로 우주만물을 창조하셨다고 했는데, 이 말씀이 유전학적으로 발견된 것이 바로 인간지놈 프로젝트라는 거야. 만세 전부터 감추어졌던 하나님의 신성의 능력이 과학을 통해서 밝혀진 놀라운 쾌거라는 거지. 그래서 콜린스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담화문의 초안에 ‘신의 언어’[24]라는 말을 넣도록 영향력을 행사했고, 자신도 이런 말을 해. “온 세상이 기뻐해야 할 만한 날입니다. 제게는 겸손을 요구하고, 경이에 몸을 떨게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전에는 오로지 하나님만이 아실 수 있었던 우리 자신에 관한 지식을 처음으로 알게 된 날이기 때문입니다.”[25]한마디로, 신앙과 과학이 각자 자기 집을 가지고 있되 이 집들이 마치 거미집처럼 수평적으로 얽혀서 서로를 지지하고 연결하는 구조를 갖는다는 것이지. 신앙도 과학도 우주와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신비한 중심(앙)에서 뻗어 나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질 수 있지만, 서로 다른 연결고리와 고유한 망을 가지고 뻗어나간다는 점에서는 독자적인 거지. 이런 구조와 설명 안에서는 신앙과 과학이 서로 죽이고 살아남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도와 인간과 문명을 더 깊은 신적 본질 (나는 이걸 사랑, 믿음 그리고 희망이라고 봐)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지. 그렇다면 기독교도 잃을 게 없고 과학도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고 봐. 반드시 또 다른 폐쇄된 이념을 낳을 수밖에 없는 과학지상주의(“과학이 모든 것의 답이다”)와, 결국은 전쟁과 폭력밖에는 양산할 것이 없는 군사적 종교주의(“회심 아니면 죽음이다”)를 넘어서서 공존(coexistence)할 수 있는 길은 이런 해석밖에 없다고 봐.
계시영: (고개를 저으며) 네 말은 기독교인인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넌 요즘 애들 말로 철학에 ‘낚인’ 거야. 어떤 목사님이 주일 설교에서, “예, 우리는 원숭이의 후예일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이 진화를 통해서 창조 과정을 컨트롤 하셨다면요. 보지 못한 것이니 현대과학이 하는 말도 경청하고, 그 발견에 의해서 성서도 해석하며 살아갑시다”하고 말한다면, 교인들이 들고 일어나서 내쫓을 걸? 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어? 영감 된 하나님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 믿으면 되지!
노빈신: 나도 공감 못하겠다. 인간지놈과 신, 그리고 예배가 어떻게 한 지점에서 만난다는 거야? 그럴 필요가 뭐가 있어? 왜 과학이 연 판도라의 상자에, 종교가 다시 들어와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야? 너희가 큰일 난다고 열지 말라던 상자를 열었지만, 너희가 일어났으면 하는 대혼란은 일어나지 않고 있어. 과학이 그 정도의 후유증은 다 해결할 수 있어. 다시 말하지만, 우린 종교 없이도 잘 살 수 있다고! 그냥 내버려만 놔둬줘.
주요나: 빈신이에게 한 가지 묻자.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인 중 93퍼센트가 자신이 유신론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했어.[26] 이 사람들, “오늘 우산을 가지고 나갈까요?” 하고 기도하지 않아. 일기예보를 보지. 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과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야. 그런가 하면 1916년에 생물학, 물리학 그리고 수학을 전공하는 과학자들에게 인간의 기도에 응답하는 신의 존재를 믿느냐고 물었어. 몇 퍼센트가 믿는다고 답했겠어?
계시영: 20퍼센트?
주요나: 아니. 그보다 딱 두 배 많은 40퍼센트의 과학자들이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대답했어. 그런데, 정확하게 61년 뒤인 1997년에 글자 한 글자 안 틀린 설문을 또 과학자들에게 냈어. 이번엔 몇 퍼센트 나왔게?
노빈신: 60년 동안 과학은 엄청 발달했고, 개독 창조과학자들만 믿는다고 대답했을 테니, 뭐 한 2퍼센트?
주요나: 하하하. 빈신이가 빠져 있는 자기함정이 바로 그거야. 우주와 인생을 유신론적으로 해석하는 태도에 대한 너의 불타는 적개심은 개인적 신념(믿음)이지 그 자체가 과학적 공리, 진리는 아닌 것 같아. 공교롭게도, 1916년과 똑 같은 퍼센티지의 과학자들이 기도에 응답하는 인격적 절대자, 즉 신의 존재를 인정한다고 답했어.[27] 네 말대로 과학의 눈부신 발달을 생각하면, 저 퍼센티지는 결코 무시 못할 수치인 거야. 해석해서 말하면, 수많은 과학자들이 지성적으로 자살하거나, 신앙적으로 붕괴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하나님을 예배하면서 동시에 과학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본 거지.
노빈신: (완강한 어투로) 말도 안 돼. 개독교가 말하는 인간 생명, 우주 기원, 영혼의 실재 등이 단지 물질적인 것뿐이라는 것을 과학이 이미 입증한 마당에, 유신론적 해석의 가능성이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이야? 내가 확인해주지 않아도 되겠지? Steven Pinker 같은 학자들은 ‘영혼’은 단지 ‘뇌’의 작용일 뿐이라고 선언했고, [28] 이게 학계의 정설이라는 것 말이야.
계시영: 내가 차라리 무슬림들의 살해협박을 받는 편이 났겠다. 너희 말을 듣고 있는 것보단! (자리를 뜨겠다는 듯 숄더백을 집어 들지만 시늉뿐이다)
주요나: ‘영혼’이 ‘뇌’의 작용, 즉 지성과 의식이라는 것이 완전히 판명된다 하더라도 기독교 신앙의 독특성이 파괴되지는 않아.
계시영: 성경에서 ‘영혼’의 독특성, 불멸성 등을 말하고 있고, 내세교리와 창조교리 등등이 다 우리의 영혼에 달려 있는데, 파괴되지 않는다니? 요나 네 이단 같은 말들이 내 영혼을 파괴하고 있는 거 아니?
주요나: 우선, 영혼 불멸성 같은 이론은 순수하게 성서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기독교 전파 과정에서 이슬람교와 부딪치면서, 이후에 도입된 이론적 보충일 가능성이 커.[29] 영혼불멸이 기독교의 사활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교리라면 사도들이 이를 심도 있게 다루지 않았을 리가 없기 때문이지. 두 번째로는, 빈신이 말대로 영혼이 순전히 뇌의 작용이라 하더라도, 기독교는 무너지지 않아. 왜냐고? 영혼이라는 신비한 장소를 상정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지성 혹은 의식(mind/conscience)으로 하나님을 알고 예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30]는 것이 한 가지 이유이고, 또 하나는 빈신이가 그토록 의기양양해 하는 ‘뇌’의 작용에 관해서도 아직은 모든 것을 다 안다는 식으로 말할 정도로 과학의 발견이 완결되지는 않았다는 것이야. 현재까지는 “뇌의 특정 부위들이 일정한 자극들 혹은 일정한 정신적 혹은 신체적 활동들에 반응할 때 상대적으로 더 움직인다”[31]는 것을 발견한 정도일 뿐이지. 심지어 “언어를 유발하는 뇌의 부위가 기억 그리고 상상력뿐 아니라 사회적 행동까지를 관장하는 부위들과 깊숙이 연결돼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32]도 아직은 잘 몰라.
노빈신: 또 그 모르는 것 타령이구나. 모르니까 덮어놓고 믿어라? 이 말은 개독교가 결국은 자기 힘으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다는 반증 아냐? 무지를 조장하고, 결국은 무지를 이용해서 공포를 야기하고, 이 공포를 힘으로 군림하려는 음모에 불과하지.
주요나: 빈신이는 이래저래 못마땅하구나. 기독교는 결코 무지를 ‘권장’하지도 않고, 무지를 ‘믿음’의 출발점으로 삼지도 않아. 내가 하려는 말은 이거야. 우리가 불과 30년 전만 해도 ‘보이는 우주’(visible universe)라고 말했지. 하지만 지금은 어때? 우주 물리학자들은, 우주의 아주 극소 부분만이 보인다고 말하지. “비예측적인 형태의 물질과 에너지가 있고, 이것들의 존재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식별 혹은 추론이 가능하다”[33]고 말하는 것이 현대 우주론의 대세이지, 안 그래? 빈신이 말대로라면, 무지는 네가 그토록 신봉하는 과학이 더 제공하고 있어. 과학이 30년도 안 돼서 이렇게 바뀌면, 이거야 말로 무지지. 엄청난 혼돈이고.
계시영: 맞아. 빈신이가 나한테 “너는 예수를 믿는 게 아니라 ‘예수전투단’을 믿는 거 같다”고 했잖아. 근데 내가 듣고 보니 빈신이는 ‘신앙’을 버린 대신 ‘과학’을 믿고 있네! 그렇다면, 너나 나나 다를 게 없는 거 아냐? 너는 신이 없고 과학적 설명뿐이라고 ‘믿고’ 있고, 나는 신이 계시고 신의 말씀뿐이라고 ‘믿고’ 있는 것만 다를 뿐이지.
노빈신: (순간 안색이 변하고 얼굴이 붉어진다) 그렇지만…….
계시영: 야, 너도 인정할 건 인정해라. 네가 주도했다는 반기독교 버스 광고[34]도 편파적이야. 일단은 아인슈타인이 한 말의 전문을 인용하지도 않았지. 원문[35]대로라면, “나는 자기의 피조물에게 상을 주고 또 징벌한다는 신을 이해할 수가 없다”가 돼야지. “상을 주고”는 왜 뺐냐? 그리고 저 말이 왜 반기독교 혹은 무신론의 전거가 되는지도 이해가 안 된다. 아인슈타인이 저 말로써 드러내려 한 것은, 신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신이 자기가 지어놓은 피조물에게 상을 주거나 벌을 내려야 할 만큼 뭔가가 켕기는 신이 아니라는 뜻인 거 같은데? 나처럼 해석하면 아인슈타인은 신의 존재를 부인한 게 아니라 더 높인 거네? 반기독교연합(반기련)에는 저런 영문 하나 제대로 해석할 인재가 없냐? 무신론자들은 되게 똑똑한 척 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생활도 엉망이고 실력도 없어.
주요나: 나도 이 대목에서는 시영이에게 동의해. “과학적인 추론이 논리적인 무오성을 의미하지는 않지. 과학은 그 가장 순수한 형태로서 해답을 찾는 노력이라고 봐. 지식의 문제, 의식이라는 측면을 다루는 것이지. 과학이 단순하고 최종적인 형태의 실재 모델(model of reality)을 제공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노빈신: 너희 둘이 이제 협공하냐?
계시영: 왜, 위협감 느끼냐? 논리가 딸려?
노빈신: 내 논리는 딸릴 수 있지만 스티븐 호킹 박사 같은 분이 “우주는 신의 개입 없이 중력과도 같은 물리학적인 법칙에 의해 자발적으로 생성되었다”[36]고 한 말은 너희가 쉽게 무시할 수 없을 거다.
계시영: 미쳐 죽은 니체에 이어서 이젠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 호킹이냐? 하나님의 신비에 도전하니까 몸이 그렇게 된 거지.
노빈신: 시영이가 오늘 험담의 극치를 달리는 구나. (들리도록 크게 혀를 찬다) 사실 널 교회로 데려간 사람은 난데, 괜한 일을 했다는 후회가 든다. 교회 다닐 땐 그래도 좀 괜찮았는데, 그 놈의 “예수전투단”에 들어가더니만 완전히 맛이 갔어.
주요나: 그래, 시영이 말이 좀 지나치다. 하지만 빈신이가 오해할 수 있는 함정이 있어. 호킹 박사가 ‘신 없이도 우주의 발생 기원을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 아브라함, 이삭, 야곱 그리고 예수와 바울의 하나님을 장사 지내야 한다는 뜻은 전혀 아냐. “스티븐 호킹이 폭로하려는 신은 아브라함의 신앙에서 말하는 창조주, 즉 왜 여기에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가 있느냐 하는 질문에 궁극적인 해명이 되는 그 하나님이 아니다. 호킹이 말하는 신은, 우리의 과학적인 지식에 현존하는 격차들을 이어주곤 했던 격차의 신(a god-of-the-gaps)이다.”이 말은 호킹 박사만큼이나 유명한 The Faraday Institute for Science and Religion 의 물리학자 Denis Alexander 가 한 말이야. “과학은 우리에게 우주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놀라운 내러티브를 제공하지만, 신학은 이 내러티브에 의미를 부여한다.”[37]우리는 이 말에서, 과학과 기독교 신앙의 공존공생의 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노빈신: (잠시 침묵한 후 약간 무겁게 말을 연다) 으음, 무슨 말인지 조금 감이 잡히긴 한다만, 요즘과 같은 과학시대에 신앙을 받아들인다는 게 왠지 지성을 포기하고 반 미친 사람마냥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해. (가볍게 웃으면서) 시영이처럼 되고 싶지는 않거든.
계시영: (눈을 흘기며) 나만큼만 살라고 해라.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38]
주요나: 빈신이가 뭘 걱정하는지 잘 알 것 같아. 나도 그 문제로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어. 신앙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내가 아닌 다른 무엇이 되는 것이라고 믿었던 세월이 있었지. 하루에 몇 시간씩 기도하고, 교통사고가 나도 할렐루야를 외칠 수 있는 신앙…… 이런 상태를 추구한 적도 있었지. 솔직히 말해서 나는 종교적인 죄책감(“내가 이것밖에 안 되나? 내가 이러고도 신자인가?”)과 우월감 (“그래, 이런 게 신앙생활의 참 맛이야!”)이라는 냉탕과 온탕 사이를 수없이 오가며 고뇌했다. 신앙 한다는 것이 바보가 되거나 천사가 되거나, 이 모든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39]
계시영: 또 복잡하게 나간다. 믿음은 단순한 거야. 그건 그렇고 오늘의 논쟁은 누가 이긴 거야? 창조론? 과학?
주요나: 우리가 무슨 싸움 했나?. 아무리 과학시대라 해도 “개인의 성찰, 인간의식의 능력과 다양성” [40]을 존중하면서 종교-과학의 토론에 진지하게 임하면 되는 거지. 아무튼 빈신이 말 잘 들었다. 나중에 또 토론하자. 아, 영국성공회 성직자이며 캠브리지 대학의 과학사 교수인 Fraser Watts 가 한 말을 들려주고 싶다. “우주가 있다고 해서 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왜 우주가 있는지에 합당하고 믿을 만한 설명을 제공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없다고 하는 것보다는 있다고 하는 편이 다소간은 더 합당해 보인다.”[41]
노빈신: (아까와는 사뭇 달리 유순한 표정으로) 야, 근데 배 안 고프냐? 우리, 커피 한 잔 놓고 벌써 2시간째 열 올리고 있는 거 알고 있냐?
계시영: 유물론적인 무신론자가 배고픔을 느낀다? 그것도 단지 뇌파 신호에 불과할 텐데, 가볍게 뇌신 분비물로 환원하고 무시하시지 그래?
노빈신: (꿀밤을 먹이려는 시늉을 한다) 저게 꼭……. (들었던 손을 내리며) 15년 우정 생각해서 참는다.
주요나: 좋은 생각 났다. 내가 최근에 시판하려고 준비한 한식 메뉴가 있거든. 우리 집에 가자. 내가 그거 요리 해줄게.
계시영: 메뉴가 뭔데?
주요나: 응, 송이버섯과 솔잎 곁들인 갈비석쇠구이, 그리고 된장 발사믹 식초 소스로 마무리 한 얼갈이 배추 샐러드. 구미 당기냐?
(노빈신과 계시영이 좋아라 손뼉을 친다)
노빈신: 아, 오늘 United Manchester 경기 있는 날이지!
계시영: 맞다. 오늘 박지성 선수가 출장하는데.
주요나: 어이구, 무신론자도 극렬 선교단 간사도 축구 앞에선 동지구나. 난 시영이처럼 축구 좋아하는 여자 못 봤다.
계시영: 너 성차별 하냐? 남자만 축구 좋아하란 법 있냐? 축구가 얼마나 전략적인 게임인데. 선교전략 짤 때 정말 도움 된다.
노빈신: 시영아. 그냥 축구 그 자체를 즐기면 어디가 덧나냐? 주권자 하나님께서 축구도 지으셨다면, 선교와 축구를 연결시키지 않고 그냥 축구를 즐기는 걸 더 기뻐하지 않으실까? (갑자기 입을 가리더니) 아이쿠, 내가 두 개독 친구들과 하도 오래 살아서인지 말투가 이상해졌다!
주요나: (박장대소하며) 내가 들어도 목사님 같은 말이다. 자, 기분이다. 내가 직접 담근 동동주도 개봉할 게. 밥 먹고 축구 보면 딱 되겠네.
계시영: 난 술 안 마신다. 알지? 우리는 술이 아니라 성령에 취해야 해.
노빈신: (굽실거리는 시늉을 하며) 네, 네. 어련하시려고요, 간사님!
주요나: 자, 나가자. 근데, 이것 봐라. 보수주의자, 무신론자, 이른바 자유주의자가 먹는 거 앞에서는 ‘하나’로 구나! 거참, 종교도 먹는 거 앞에서는 별 거 아니네.
노빈신: (흥이 난 듯 높은 톤의 목소리로) 아무렴 어때! 좋은 친구들이 있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
(세 사람, 각자 소지품을 챙기고 스타벅스 정문을 나선다. 이때 세 사람 앞으로 노빈신이 기획했다는 반기독교 광고 전단을 붙인 버스가 지나간다. 하지만 아무도 그 버스에 주목하지 않는다. 노빈신과 계시영은 후식으로 뭐가 좋을지 의논에 열심이고, 주요나는 내일 매입할 식재료를 아이폰으로 잠시 검색하고 있다. 더위가 잠시 물러갔는지 끈적하고 후끈했던 거리가 새삼 시원하고 정겹다.)
참고서적
Larry Nichols, Encyclopedic Dictionary of Cults, Sects, and World Religions: Revised and Updated Edition (Zondervan: Grand Rapids, 2006),
Marilynne Robinson, Absence of Mind (Yale University Press: New Haven, 2010)
Friedrich Nietzsche, The Anti-Christ (B&R: 2009), Kindle Edition
Francis Collins, The Language of God: A Scientist Presents Evidence for Belief (Free Press;, 2007),
Alister MaGrath, The Dawkins Delusion? (IVP: Downers Grove, 2010)
Richard Dawkins, Is Science Religion? Published in the Humanist, January/February 1997
키엘케골, 이것이냐 저것이냐 (다산글방: 서울, 2008)
[1] lese drama란 상연을 목적에 두지 않고 단지 읽히기만 할 목적으로 쓴 연극의 희곡을 말한다.
[2]이 정보는 한겨레신문 보도, 2004년 6월 26일 인터넷 판에서 얻었다. 2010년 8월 10일 접속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4/06/005000000200406261705307.html)
[3] 갈 4.9; 골 2.8 참조
[4] 이 자료는 서울에서 발행하는 한겨레신문 인터넷판 2010년 7월 6일 보도에서 얻은 것이다. 접속일, 2010년 8월 26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28884.html?utm_source=twitterfeed&utm_medium=twitter)
[5] See. Richard Dawkins, Is Science Religion? Published in the Humanist, January/February 1997. http://www.thehumanist.org/humanist/articles/dawkins.html, accessed Aug., 27, 2010
[6] See. Friedrich Nietzsche, The Anti-Christ (B&R: 2009), Kindle Edition
[7] Concerning the movie, “Planet of the Apes,” (1968), see, Wikipedia, from http://en.wikipedia.org/wiki/Planet_of_the_Apes_(1968_film), accessed Aug., 26, 2010
[8] Francis Collins, The Language of God: A Scientist Presents Evidence for Belief (Free Press;, 2007), p. 22
[9] Ibid. 23
[10] 김준수, 내적치유의 이해와 치유목회적 적용, ACT 교수논문집, “신학과 선교,”p.288
[11] 오방색이란 청(靑), 백(白), 적(赤), 흑(黑), 황(黃)색을 말한다. 한식 전문가들은 한 끼, 한 상에 이 다섯 가지 색깔의 음식이 모두 올라와 음양의 조화를 이룬 음식이 건강식이라고 주장한다. 다음을 참조하라.
http://www.han-style.com/hansik/specialist/specialview.jsp?strCate=H2&seq=65
[12]눅 12.53
[13] Collins, The Language of God, p. 24
[14] 키엘케골, 이것이냐 저것이냐 (다산글방: 서울, 2008)을 보라.
[15] Collins, The Language of God, p. 25
[16] See, Auguste Comte, http://en.wikipedia.org/wiki/Auguste_Comte,
[17] Richard Dawkins, “Is Science Religion? “Faith is the great cop-out, the great excuse to evade the need to think and evaluate evidence. Faith is belief in spite of, even perhaps because of, the lack of evidence.”
[18] Thomas Kuhn은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1962)을 통해서 어떤 과학도 수 세기에 걸친 과학자들의 연구 업적이 쌓인 결과가 아니고, 과학혁명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은 ‘paradigm – Normal Science – Scientific Revolution’을 거쳐서 발전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으로 말미암아 실증과 검증을 통해 확인된 과학이론과 지식은 확고부동하다는 입장이 크게 흔들리게 되었다.
[19] Francis Collins. The Language of God, p. 24
[20] 참조, 갈 1.10
[21] 참조, 고후 10.4
[22] Concerning Christian Science, see, Encyclopedic Dictionary of Cults, Sects, and World Religions: Revised and Updated Edition (Zondervan: Grand Rapids, 2006), p. 89
[23] Alister MaGrath는 저서 The Dawkins Delusion? (IVP, 2010)에서 Dawkins이 ‘진화론’=’무신론’의 등식을 강요하는 폭거를 저지르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24] Collins, The Language of God, p. 15. “Today,” he[Bill Clinton] said,” we are learning the language in which God created life. We are gaining ever more awe for the complexity, the beauty, and the wonder of God’s most divine and sacred gift.”
[25] Ibid. 15
[26] Ibid., 16
[27] Collins, The Language of God , p. 19
[28] Cf. Steven Pinker, The Blank Slate: The Modern Denial of Human Nature (Penguin: 2007), Marilynne Robinson, Absence of Mind (Yale University Press: New Haven, 2010), 118 에서 재인용
[29] Jacque Ellul, The Subversion of Christianity (Eerdmans: Grand Rapids, 1986), p. 8
[30] 이근철, 풀러신학교 2010년 여름학기, “Issues in Apologetics”의 7회 차 수업 중에서. 이근철은 “우리의 의식(혹은 지성)만으로”라는 뜻으로 말한 것 같지는 않다. 그의 말은 “우리의 의식”이 하나님을 인지하고 예배하며, 그의 신적 본성을 믿고 따르게 하는 ‘도구’로서 전통신학에서 말하는 ‘영혼’만큼이나 유용하고 유효함을 역설한 말로 평가할 수 있다. 신앙에서 인간의식을 중시함으로써 신앙의 현재성/인격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31] Marilynne Robinson, Absence of Mind (Yale University Press: New Haven, 2010), p. 119
[32] Ibid.
[33] Marilynne Robinson, Absence of Mind (Yale University Press: New Haven, 2010), p. 124
[34] 반기련이 주도한 반 기독교 시내버스 전단광고에 관해서는 한겨레 신문 보도를 참조하라. 한겨레 신문 인터넷 판. 접속일 2010년 8월 30일. http://hantoma.hani.co.kr/board/view.html?board_id=ht_society:001016&uid=83276
[35] “I cannot conceive of a God who rewards and punishes his creatures……”,
[36] Steven Hawking, see the CNN interview coverage, accessed Sep. 2. 2010.
http://www.cnn.com/2010/WORLD/europe/09/02/hawking.god.universe/index.html?iref=allsearch.
[37] See, CNN New coverage with Denis Alexander, accessed Sep., 2, 2010.
http://www.cnn.com/2010/WORLD/europe/09/02/hawking.god.universe/index.html?iref=allsearch
[38] 롬 1. 17
[39] See, Rebecca Pippert, The Hope Has Its Reason: The Search to Satisfy Our Deepest Longings (IVP; Downers Grove, 2001), particularly chapters, 1 and 2.
[40] Marilynne Robinson, Absence of Mind (Yale University Press: New Haven, 2010), pp. 77-98
[41]See, CNN news feature with Fraser Watts, accessed Sep., 2, 2010.
http://www.cnn.com/2010/WORLD/europe/09/02/hawking.god.universe/index.html?iref=all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