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testimony, 干證);
국립국어원 웹사이트를 검색하면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고백함으로써 하나님의 존재를 증언하는 일"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나님을 증언하기는커녕 아래와 같은 용례로 변용되는 경우가 잦다.
1. 특별새벽기도회, 부흥회 등에서 주로 강사로 초청된 인사가 자신의 업적, 공로, 헌신 등을 은근히 늘어놓기 위해서 쓰는 자기과시 언어;
(예) "제가 자랑은 아니지만 간증 하나 하겠습니다. 제가 그러니까 지금까지 교회를 한 100군데 개척했나요?" "그때, 참 성전은 건축해 놓고 돈이 없어서........하지만 제가 목숨을 걸고 기도하니까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공사대금에 딱 맞춰서 헌금이........"
2. 생활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우연, 해프닝, 가벼운 행운 등을 과포장할 때 쓰는 자기신념(시중에서 자뻑질이라 하는) 언어;
(예) "주차장으로 들어가면서 기도했어요. '오 주여, 좋은 자리를 주옵소서.' 그랬더니 건물 입구에 젤 가까운 데 주차했던 차가 빠져주는 거지 뭡니까!. 할렐루야!" "그래서 좌석에 앉았더니 승무원이 오더라고요. '손님, 저희 항공사를 자주 이용해주시는 데 대한 감사로 무료 승급을 해드리기로 했습니다.' 제가 어디로 갔겠어요? 그렇지요. 비즈니스 클래스지요! 아멘?"
3. 절박한 희망사항이 있을 때 미리 "하나님이 해주셨어요!"하고 말함으로써 소원의 성취를 앞당기려는 일종의 자기확인 언어. 질병, 경제적 난국, 가족의 불행, 관계상의 문제 등을 풀어달라는 염원 앞에서 하나님의 선결제가 필요할 때 동원한다.
4. 제자훈련, 수련회, 성경공부 등 소그룹 모임에서 자기 차례가 돌아올 때를 대비해서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종교적인 스팩터클. "저도 간증 하나 할 게요"라는 이끔말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용어 바로잡기: 干證이라는 한자어의 구성(干: 방어하다; 證: 알리다)에서도 보듯이, 이 말은 우리 믿음과 그 근거를 증명하려고 시도할 때 하는 조직적이고 논리적인 변증의 말을 뜻한다. 자기자랑, 자기확인 혹은 유쾌한 생활의 우연지사 등과 관련해서는 이 말을 쓰지 않는다. 특히 구도자들의 귀에는 '간장'으로도 들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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