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ica Sacra/Shorter and Succinct Biblical Studies

Caesar and God

sherwood 2010. 9. 26. 06:40

산헤드린의 예수 공격 I 

바리새인들의 공격 (마가복음 12.13-17)


가이사도 하나님의 것이다!

 

바리새인과 헤롯당은 이스라엘의 현 시국에 대한 견해가 아주 다른 두 지도 집단이었습니다. 바리새인은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면 하나님이 다시 다윗과 같은 용맹스러운 왕을 일으켜서 이방인들의 지배에서 이스라엘을 구출하시고, 전 세계를 율법으로 선도하는 민족이 되게 하실 것이라 믿었고, 헤롯당은 이름 그대로 헤롯을 정치적으로 보위하는 일종의 친로마 매국 집단이었습니다. 웬만해서는 어울리지 않았던 이 두 집단이 예수 제거를 위해서 협력하는 모습이 참 씁쓸합니다.

 

이들은 예수를 곤경에 빠뜨려서, 예수가 거짓선지자임을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모세법전 전통에 따라서 거짓 선지자로 공회의 판결을 받으면 가차없이 돌로 쳐죽이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무리 해서 예수를 잡기보다는, 백성들의 손을 빌려서 예수를 잡으려 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를 신학적인 곤경에 빠뜨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목적으로 예수를 찾아온 자들도 세 가지 면에서 예수를 칭찬합니다. 1) 정직과 청렴의 사람이다, 2)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3) 진리로 하나님의 길을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런 말 할 자격은 일체 없지만 한국교회(미주한인교회)가 정말 큰일입니다. 저런 신자, 특히 저런 지도자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지금 한국에는 S교회 J목사가 그 교회 여성 간사를 성추행했다는 일 때문에 나라 전체가 시끄럽습니다. 듣자니, 2탄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대형교회 목사 한 사람이 또 불륜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누가 그러는데 이런 일에 문제가 없는 목사를 찾는 게 안 그런 목사를 찾는 것보다 더 쉽답니다. 교인들의 눈치 안 보고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지도자가 드뭅니다. 그러면서도 진리로 하나님의 길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요즘 진리가 아니라 프로그램,’ 소위 리더십,’ ‘분위기로 하나님의 길을 가르치는 추세 아닙니까

 

이들이 가져온 시험은 나름 까다로운 것이었습니다. 당시 유대/갈릴리는 로마의 식민지입니다. 의당 로마에 세금을 바쳐야 합니다. 그러나 열심당원들, 그리고 바리새인들의 일부는 민족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서 로마에 세금을 바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헤롯당은 이와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만약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하면 특히 백성들이 실망합니다. 기적도 베풀고 놀라운 가르침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자로 알았는데 로마는 어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바치지 말라고 하면 이것은 당장 정치적인 사건이 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문난제입니다.

 

예수께서는 이들의 위선(거짓된 동기, 시험하려는 의도)을 아셨습니다. 그리고 데나리온 하나를 가져오라 하셨습니다. 이게, 참 코미디입니다. 왜냐면, 당시 세금 납부용으로 통용되던 데나리온의 앞 면에는 황제 티베리우스의 상과 신 아우구스도 티베리우스 황제라는 글, 그리고 뒷 면에는 테베리우스 황제의 모후 상과 대제사장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는데, 경건한 유대인들은 이 상들이 십계명 2계명에 위배된다 하여 만지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동전이 납세 반대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죠. 예수께서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아마 이런 점을 간파하고 하신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예수 말씀이 사실 굉장히 밋밋합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바쳐라, 이것이지요. 17절 후반절에는 매우 놀랍게 여겼다고 했는데 이게 뭐 놀랍습니까? 얄밉지요!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형상이라는 말에 충분히 주목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이것은 고도의 논리를 깔고 있는 말씀입니다.

 

a.     티베리우스 형상이 새겨진 데나리온은 황제의 것으로서 황제에게 바쳐야 한다.

b.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고 했는데, 그럼 이 말은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진 것이 있다면 그것이 하나님의 것이고 하나님께 바쳐져야 한다는 뜻이다.

c.     하나님의 형상은 어디에 새겨져 있는가? 그렇다. 창세기 1.26처럼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이다.

d.     티베리우스 황제도 하나님 앞에서는 인간에 불과하니, 그도 하나님의 소유물이다. 하나님의 권한과 주권은 황제의 그것을 뛰어넘는 궁극적인 것이다.

예수님은 입 밖으로 황제, 세금, 납세 거부 등등 한마디도 꺼내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그의 말씀에는 정치적인 현안을 뛰어넘어 문제의 뿌리와 근원을 건드리는 힘이 담겨 있었습니다. 문제를 남세가 아니라, 인생과 역사 전체로 확대시키고 온 우주에 닿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권한 행사를 보게 하셨습니다.